<대국 사이에서 평형점을 유지하는 슬기>
Jennifer Pai , 2017.08.29.
일전에 정치평론가 린중빈(林中斌)과 대기자 치러이(亓樂義)가 공저한 신서발표회에 다녀왔다. <발운견일(撥雲見日): 台美中 삼자의 곤경 타파>라는 제목의 정치분석 서적이다. 발표회 날짜가 마침 중국 공산당 마오저동의 인민군이 1958년 8월 23일 푸젠성 앞의 진먼(金門)섬에 포격을 가하면서 일어난 <823포전> 59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대륙 내에서의 국공내전의 연장선이자 장제스가 타이완을 본토수복의 기지로 삼은지 10년 동안 각종 충돌이 발생했었지만 823포전이야말로 양안간의 군사 대치가 절정에 이르렀던 사태였었다. 책에서 제시한 타이완과 중미 삼자간이 이제는 장애물과 같았던 구름을 헤치고 해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취지와 대조적이지만 의미심장하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본다면 미중의 양대 세력과 타이완 간의 삼자가 안고 있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이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부터 그의 발언과 행동으로 인하여 삼자의 정국에는 더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고 중공기는 타이완 주위를 돌기까지 하여서 시진핑은 타이완에 대해 마냥 포용과 회유정책만을 쓰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이므로 미중 양대국은 정치,경제 및 타이완해협 안전에 예전보다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타이완의 시각에서 보는 삼자 관계는 마치 한국에서도 미중 대립에서 평형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과 흡사한 점이 없지 않다.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관계가 빙점에 가까워진 사태나 심지어 일부 지정학적인 요소로 4백년 전에 일어난 임진왜란이나 한 세기 전에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한반도의 역사 장면과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그렇다고 누가 당장 전쟁을 일으킨다는 건 아니다. 김정은체제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미국이 북한과 무력으로 맞대결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한 나라의 중산층의 비율이 높아지고 경제 번영을 한창 추구하거나 고도의 자유와 경제성장을 현재 향유하고 있을 경우 무력적인 싸움은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다. 양안의 예를 들자면 중국의 대 타이완 전술은 여론전,심리전,법률전의 삼전으로 불리는 비무력전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소국들은 어떻게 처신해야할까? 대국이 소국에 가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므로, 또한 현재 중국은 부상하고 있으며 미국은 차츰 기울고 있는 흐름을 감안하여 중국,미국,타이완의 순서로 타이완의 관점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공저자인 린중빈은 미국에서 29년 동안 있었던 미국 정세 분석으로 뛰어난 평론가이다, 그는 또한 타이완의 전 국방부 부부장(군정 차관), 양안 사무를 주관하는 대륙위원회 수석부주임위원(수석차관) 등을 역임했던 현직 정치학 및 국제관계와 전략학 대학원 교수이자 정치평론가이며, 치러이는 타이완의 중국시보 양안 뉴스 담당이자 중국에서 22년 동안 취재 활동을 했던 대기자 출신이다. 이들은 타이완이나 미중 삼자 관계에 대해서 통찰하는 유수한 교수와 기자이지만 필자가 현재 북한의 핵탄두미사일의 위협과 한국의 사드 배치 및 미중 사이에서 평형점을 찾아야 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으나 안타깝게도 두 저자 모두 깊이 연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발표회 후 린중빈은 “김정은은 성장 과정에서 스위스에 있으면 서방세계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하였기에 지금은 전쟁이 아닌 국내(북한)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면서 ‘김정은이나 타계한 그의 부친 김정일은 미국과 평등하게 담판 석상에 앉으므로해서 베이징당국을 제어하기를 희망했었는데 워싱턴당국은 그동안 평양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그래서 오늘날의 미국이 평양당국을 어떻게 할 수 없어하는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트럼프의 잦은 폭탄발언으로 세상이 요동하기도 하지만 그가 재임할 수 있는지는 더 관찰해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시진핑은 19대 이후에도 실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므로 그 영향력은 간과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른바 소국이라고 해서 전혀 힘이 없는 건 아니다. 무력적인 힘은 대국에 밀리겠지만 성령(性靈)적인 면에서는 예컨대 국민의 정신문화와 사회적 측면에서는 소국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대국에게는 일종의 감화를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타이완이나 한국은 다수의 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라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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